나 그리고 가족/자작시
겨우살이
麗尾박인태행정사
2008. 4. 16. 12:11
겨우살이
麗尾 박인태
인고의
추운 겨울을 살아남아
겨우살이련가
모진 생명 겨우 겨우 살아서
겨우 산다고 하는가?
스쳐보면
푸른 모습 아름답다 마는
남 몸뚱이에 기생하니
어느 노인 몸에 들어와
함께 죽어버린 돌덩이 세포 같네!
산등성이
커다란 참나무 가지에
뿌리를 깊이 꽂은 겨우살이
말 못할 고통을 참느라
퉁퉁 부은 본 가지는 썩어간다
푸름을 자랑 하는구나
숙주가 죽으면 너의 고움도 끝이거늘
함께 살기가 그렇게 어렵더냐?
높은 가지 올려 보다
부신 햇살에 눈물이 흐른다.
2008. 4.14일 내장산에서
참나무에 기생하는 겨우살이를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