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리고 가족/자작시

호랑이 장가드는 날

麗尾박인태행정사 2008. 1. 30. 11:33
 

호랑이 장가드는 날


                    麗尾 박인태


털어도 달라붙는

모닥불 곁 여름 날벌레처럼

뿌연 하늘에 터럭 눈이 몰려 온다


해묵은 해소에

오목 가슴이 뻐근히 시려 오고

토하다가 굳어버릴 것 같은

각혈의 비릿함이여


비위 좋게 잘 놀다가

느닷없이 점잖을 떠는

광녀(狂女)의 드러난 속바지인가

다시 하늘은 헤헤 웃고 있다


이런

호랑이 장가드는 날



2008. 1.30(11:25) 잠시 미친 눈이 내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