麗尾박인태행정사 2007. 12. 13. 14:30
 

억새꽃


           麗尾  박인태

 

울 아버지 무덤

다녀오던 길


작년 이맘때

우리 밭 끄트머리

머리 숙인 하얀 억새

상여 꽃을 닮았다 했더니


주인 잃은

사이, 밭고랑 가득

순백의 상복 입고 서서

젖은 얼굴을 부비는 듯 


돌아가

잘 살아라, 손을 흔드시나

가던 길 멈추고 뒤 돌아보니

희디흰 억새꽃만 가득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