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ㅇ넘~! 갱번 닦으로 가세~!!"
 ▲▼자연산 돌미역,김등이 자라는 갯바위[음력 섣달부터 정월 사리때 부산물을 잘
제거해야 미역등이 잘 자랄수 있다]


"ㅇㅇ넘~! 있능가? 물이 겁나게 써부렀네. 빨리 갱번닦으로 가세~."
이른아침 센막에서 들려오는 카랑한 동네 아짐 목소리에 피곤함에 짓눌렸던눈꺼풀에 힘이
들어간다.
일어나고 보니 관매도가 아니다.
양심이 있기는 있는 모양이다.설에 내려가지 못한 미안함이 꿈에서도 나타나니말이다. 몇일전
통화한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
"요즘 뭐하는데 전화도 안받고 그리 바쁜척하요? 웬데 영감하고 눈맞어 불었소?" "이넘아~! 내가 얼매나 바쁜줄이나 아냐? 갱번도 닦으로 댕게야 되고, 막기미 디퍼리어장 댕긴다." "어따~노인네가 겁나 바뻐불구마~잉. 웬만하먼 나이도 생각허제 그라요. 노인네가 겁도없이 어디 갱번 닦은다고 그라요. 그러다 다치면 모른척
해불테니까 그리아시요." "써글넘~! 내가 나 묵겄다고 이러냐? 다 느그들 한테 보탬이 되는것이여.
보내주면 잘만 쳐묵은 것들이 지랄이여~ 느그들이 거기서 이런것 구경이나
할줄아냐?" "알것소~. 냉장고는 짱짱허니 잘돌아 가요? 또 뭘 쟁여놨소?" "막기미 댕김서 복아지 몇마리 말레놨는데...니가 해묵을수 있겄냐?" 술 엥간히 묵고 담배잠 끊어라..교회 열씸히 댕기고.." "예.......관매도는 벨일 없지라...."
그랬다. 잠시 잊고살았다. 돈이면 못사먹을것도 없겠지만~몇푼이나 들겠냐 마는... 사소한 먹거리라도 당신들 입에 오르기전 자식들이 눈에 밟혔을 것이리라... 힘듬도 편안함도 아닐것이요, 잘살고 못살고도 아닐것이다. 부모 자식간의 정이 아니였던가...
또한, 아직 퇴화되지 않은 험한 인생살이의 생존방법을 고스란히 안고 사시는 것이다.
그리고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에 대한 무언의 항거가 아닐런지.... 아~~갑자기 굼봇무침에 베말넣고 끊인 된장국이 먹고 싶다.

우리들에게 관매도 바다는 보물 창고다.
많은 시간동안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제공해 주었던가. 그곳은 우리들의 꿈을 키워 왔던곳
이고 우리 부모님들의 삶의 터전이다. 또한, 시행착오 때마다 돌아가 비빌 언덕이 되어줄 곳이
아니였던가...
병술년 새해 도시의 일상이 빛은 불안과 권태는 갱번 닦듯이 깨끗이 밀어 버리고 부모님들의 수
고가 헛되지 않도록 태풍이 비껴가기를 기원하며 잘묵고 잘살아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