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리고 가족/수필(자작)

[스크랩] (미리 써보는)여미리카페 정기모임 후기

麗尾박인태행정사 2007. 8. 19. 22:03
 

“미리 써보는...”

여미리를 아시나요? 여름 정기모임 후기


오늘이 7월 31일...

남녘의 태양이 따갑게 느껴지는 팽목항의 풍경은 반짝이는 오존냄새를 몰고오는 바닷바람으로 아주 쾌청하다. 오후 1시..

길게 늘어선 피서차량 속에 낯익은 운전자가 보였다

서울 번호판을 단 승합차 두 대.. 승용차가 3대... 부산번호판도 1대도 있다.

여미리를 아시나요 회원님들이다.

적당히 흥분된 모습으로..

무엇이 그리 급한지 백구님은 벌써 선착장에 낚시대를 드리우고 있다. 벌써 두어 시간 전에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저쪽에서 깔깔 웃는 여자들 중에 앵두님이 손을 흔들고..  그 옆에 용배님이 웃고 있다.

용배님이 타고온 차량에는 눈에 잘띄는 큰 글자로 “축 여미리를 아시나요 ”라고 쓰인 프랑카드가 붙여있다. 그 프랑카드 밑에 까만 글씨로 http//cafe.daum.net/yeomiri라 적혀있다.

팽목항 점호.. 우리회원 1차 참석자 25명 남자 11명 여자14명 올해로 두 번째 정기모임인데 생각보다 적게 모인 것이 아쉽기도 하지만 오늘 늦배로 참석하겠다는 진돌이님과 백야도님 그리고 서울팀 일부가 더 합류하면 30명이 넘는다.

대체로 만족한 모임이 될 것 같았다.

오후 2시 우리는 용배님 차에서 프랑카드를 떼어내어 앞에 들고 모여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얼굴이 보이지 않을 만큼 챙이 긴 모자를 쓰고 짙은 색 선그라스를 착용한 앵두님의 우렁찬 파이팅을 신호로 조도행 고속훼리에 몸을 실었다.

 

아! 얼마만에 맡아보는 갯 내음인가?

가슴에 찌든 까만 때가 깊은 심호흡 한번으로 다 씻겨나가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누구라 할 것도 없이 뱃전에서 타이타닉 흉내를 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하느랴 갑판은 조금은 부산스럽게 느껴졌다.

쏙대네식구는 캠코더에 회원들의 표정을 담느랴 이리저리 뛰는 모습이 뒤뚱뒤뚱 오리모양이 귀엽기까지 한 모양이다. 회원들이 웃기 다는 표정을 보면..


우리를 태운 고속훼리호는 짐작으로도 승용차를 30여대를 실은 매우 큰 여객선임을 알 수 있다. 이윽고 여객선은 조도의 관문인 어류포 항구에 접안을 하고 있었다.

35분의 선상에서의 즐거움이 순간처럼 마냥 아쉬움을 뒤로하고 배에 실린 차량들이 하나 둘 선착장으로 밀려 내려가고 있었다.


“자! 여러분 선도 차량은 서울 1호차입니다 천천히 따라 오도록 하세요”

백구님의 힘찬 목소리를 따라 4대의 차량이 여미리를 향해 오~~라잇!


 10여분을 움직였나 싶을 때... 다시 바다가 나타났다.

우리가 있는 곳은 하조도.. 저쪽으로 여미리가 있는 상조도가 보인다.

예전에는 나룻배나 연락선을 타고 건넜다는 물길은 이제 아주 멋진 연도교가 놓여있었다.

물목을 지나는 멋진 연도교에서 거센 물결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잠시 내려 기념촬영을 했다. 점점 여미리 냄새가 다가오며 있다.


잘 포장된 아스팔트 해안 도로를 타고 10여분...

차창 밖으로 우측에 넓은 바다가 다가왔다. 하얗게 속살을 드러낸 모래사장(방주끼미해수욕장)에는 울긋 불긋 여러 사람들이 해수욕을 즐기고 있었다.

바다냄새가 유혹하는 그곳에 바로 자맥질하고픈 심정을 억누르고 마늘냄새 비슷한 공기를 폐 속 깊이 드리 마신다.


3분여를 더 이동하자 좌측으로 상당히 높은 산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이 여미태생 사람들이 쌍수를 들고 자랑하는 돈대봉전망대....

우리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산 정상을 향해 차를 몰았다.

구불 구불 간신히 1대의 차량을 피양 할까 말까 하는 시멘트 길을 타고 조심스럽게 정상을 오를때.. 발밑으로 바다가 있고..

낭떠러지가 보인다.

아슬 아슬 발가락이 간지럽다.


돈대봉 전망대!!

이곳을 보고 어떤 사람이 감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조도(鳥島)라는 섬이름이 왜 생겼는지를 알 것 같다. 전망대에서 내 눈이 맥시멈으로 바라보는 수평선이 동그랗게 보이고 그 선이 닿은 자리에는 어김없이 오밀 조밀 섬들이 떠있다.

그 모습이 하늘을 날다 잠시 내려앉은 수많은 새떼가 아닌가...

그래 새떼처럼 펼쳐져있는 섬들이 새의 섬 조도.... 정말 아름답다는 표현을 어떻게 하는지 생각나지 않는 내 자신이 한심하다는..

서로 사진을 찍느랴 돈대봉이 시끄럽다.

이산이 우리를 맞아 춤추고 있는 착각이 들었다.

김현민 이장님이 짧은 팔을 휘두르며 열심히 눈에 보이는 섬들을 설명하고 계셨다.

글쎄 세상사는 재미가 꼭 장어 몇 마리 더 잡는 일에만 있으랴...

저렇게 좋아하시는데...


  돈대봉을 내려와 2-3분 달리니 여미리를 알리는 마을비가 나타났다.

눈앞에는 아담한 마을이 옹기종기 머리를 맞대고 형성되어 있다.

이곳이 그렇게 동네 사람들이 그리워하던 여미리란 말인가?

7-8시간을 달려온 최종 목적지란 말에 묘한 설레임이 밀려왔다.

언제 준비했는지

“여러분의 우리고향 방문을 환영합니다”

라는 프랑카드가 우리를 반겼다.


마을 어귀에 도달하자 동네에는 여기 저기 웅성이는 마을 사람들이 모여있다.

아마 우리 일행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마을 분 들이였다.

하긴 전국에서 이름도 성도 모르는 사람들이 생면부지의 섬..

그중에서도 여미리를 사랑한다니 동네 분들도 꽤 감동을 했을법하다.

마을 어르신들 중에서 금방 눈에 띄는 어른 한분이 우리를 반겼다.


오른손목 부분을 잃고 왼손 마져 손가락이 2개나 잃으신 본 카페의 운영자이시며 본 동네 이장님이신 김현민님이셨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여미리회원 여러분 본 동네를 방문해  주신 것을 진심으로 열열이 환영합니다”

차분하고 철저히 준비된 듯한 잘 다듬어진 어투로 환영인사를 하시는 이장님을 뵈오며 일행은 파이팅을 외쳤다‘


“여미리 파이팅! 김현민님 파이팅!!”


마을회관에 여장을 풀고 미리 준비된 생선국을 곁드린 늦은 점심을 먹었다.

생선의 비릿한 냄새가 이곳이 바닷가 동네란 것을 실감나게 한다.


  “자 이제부터 해수욕 및 조개채취 체험활동이 있겠습니다”


이장님의 안내에 따라 우리 일행은 차량에 나눠타고 오던길을 지나서 방주끼미란 곳으로 이동했다. 마침 바닷물은 적당히 들어와 있고 일부 백사장 모래가 남아 있엇다.

앵두님을 중심으로 여자용 텐트 한 동과 남자용 텐트 한 동을 세우고 급히 수영복으로 갈아입었다.

  

“바다 다..... ”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첨벙 첨벙 바다 속으로 뛰어들었다.

발밑에는 단단하게 굳은 모래가 발가락을 간지럽게 한다. 모래위에 만들어진 물결모양 굴곡은 자연이 만든 신비로운 그림을... 

그 위에 조그만 금빛 조개들이 고물고물 기어 다니고 있다.


언제 준비했는지... 오색 튜브가 떠있고 모처럼 방주끼미의 고요함은 즐거운 비명으로 변했다. 쏙대네식구님이 길다란 날이 셋달린 호미를 이용하여 조개를 캐기 시작했다. 모래 바닦을 갈구리로 긁고 지나가면서 갈구리에 걸리는 딸각하는 소리를 감지하고 모래 밑에 숨은 백합을 채취하는 것이다. 주먹만 한 햐얗고 또한 노란색의 백합이 금방 한 주전자를 채웠다.

“여러분 백합은 이 자리에서 깨어 먹어도 아무런 탈이 나지 않는답니다”

일행은 조개회를 즉석에서 시식하는 영광을 가졌다.


오염되지 않은 남해의 하늘은 많은 양의 자외선을 맹열히 내리쏟는 법이다.

정신없이 물놀이를 하느랴 선크림의 피부보호 능력이 한계를 드러냈는지 일행들의 어깨와 등이 벌겋게 익어질 때쯤..  저쪽에서 라면을 먹으라는 신호가 날라왔다.

아! 이 맛 라면이 쥑이게 맛있다고 야단들이다.

줄줄 흐르는 바닷물과 마른모래가 범벅이 되어 서로의 모습을 보면 우스운 표정을 감출수가 없다.


아쉬움을 뒤로한 체 해수욕장을 떠난 시간이 오후 6시를 넘기는 시간이였다.


백구님과 청년회원들 몇 분은 먼저 여미항 바깥 선착장에 저녁 파티를 준비하고 있었다.

준비된 통돼지 바비큐가 자리를 잡고.. 술과 음료가 진열되어 있다.

동네 어르신들도 함께 참석하여 오늘의 들뜬 분위기를 예상하기라도 하는 것 같았다.

일부 회원들은 선착장에 앉아서 낚시대를 드리우고 장어와 놀래미 볼락..우럭을 낚느랴 흠뻑 재미에 빠져있다.

그 때...

조금은 허름한 노래방 기기 스피커에서 용배님의 음성이 들렸다.

“아~~ 아... 마이크 시험 중입니다”

어디를 가도 똑같은 타입으로 마이크를 시험하는 것이 재밋는 광경이라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 마이크 시험이면 금방이면 되련마는 백구님은 구성진 노래로 마이크 시험을 하는 것이 많은 사람을 웃음보를 터뜨리게 했다.

“...바다가 육지라면.. 바다가 육지라면... 이별은 없었을 것을...”


“이제부터 여미리를 아시나요 제2회 하계정기모임을 개최 하겠습니다”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주시기 바랍니다.“


 식순에 의해 전면의 국기를 향해주시기 바랍니다.. 

참 국기 계양을 깜빡했... 긁적..

애국가 제창은......생략하고 곧바로 쥔장님의 간단한 개회인사가 있겠습니다.

용배님의 유창한 연설이 5분이나...고만해!!!


다음은 여미리의 이장님이시며 우리카페의 운영자이신 김현민 이장님의 환영사가 있으시겠습니다.

“에~~ 존경하고 사랑하는 여미회원 여러분..  본인은 고향지킴이며... 본 마을 이장으로서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에~~~”

“박수~~~~”

우~~~ 백구의 선동으로 김일성 박수를 요란스럽게 치게 했다.


에~~ 

다음은 그동안 여미리 발전에 기여한 공이 지대하여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시간입니다.


호명하신 분은 앞으로 나와 주시기 바랍니다.


“진도군청 해양수산과장 백야도님” 나와 주세요

백야도님은 진도군의 모법적인 공무원으로 본 마을 발전에 많은 협조를 하였을 뿐 아니라 여미리를 아시나요 카페 발전에도 기여하신 공이 크기에 여미리 주민과 본 마을 사랑하는 전국의 여미리를 아시나요 회원여러분의 마음을 담아 그 고마운 뜻을 이 감사패에 담아 전달하겠습니다.


연세에 걸맞지 않게 쑥스럽다는 표정으로 백야도님은 감사패를 들고 흔들었다.


“감사합니다.. 공직자로서 아니 진도군민으로서 당연히 해야될 일을 조금 한 것 뿐인데.. 이렇게 귀한 상을 주시니 기쁨과 함께 소우한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

사실은 이 감사패의 주인공은 제가 아니라 여기 계신 김현민 이장님이십니다.

그 기쁨을 돌려드리며 더 열심히 잘 하겟습니다.


자 이제부터 여미리 해변 노래자랑을 개최 하겠습니다.

이제 전국에서 오신 각시도 대표님들의 기량을 맘껏 자랑하시기 바랍니다.

자~~~빠져봅시다!!


돼지 바비큐와 전라도 목포의 명주라는 보해소주를 마시며 우리들의 추억 만들기 밤은 끝나지를 않았다.

준비된 야외 텐트에 일부 사람들은 추억을 가득안고 잠을 청하고... 밀려왔다 밀려가는 작은 파도소리에 단잠에 들었다.

아마 오늘 만큼은 가족도 잠시 잊고... 생활걱정도 잠시 잊고.. 태초의 편안함으로 단꿈에 빠져있을 것이다.

하기사 백구님을 비롯한 남자들이 낚시터에서 물고기가 올라 올때 마다 탄성을 지르는 와중에도 잠을 청하는 이가 있었으니... 쏙대네.. 뚱뚱한 사람은 어쩔수 없다니깐....


바닷가에서의 아침 햇살은 눈이 부시다.

텐트에서 자고 있는 사람... 마을회관에서 자고 있는 사람들이 부신 햇살을 어쩌지 못하고 하나 둘 깨어났다.

엊저녁의 다소 과음한 탓에 모습들은 썩 정돈되지는 않았지만 오늘 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매우 궁금해 하는 기색이 연연했다‘


“ 여러분 기상~~!   아침식사는 특별히 생선 매운탕입니다”


엊저녁에 낚시한 생선으로 특별 매운탕이 준비되어 있었다.

싱싱한 생선에 호박 잎.... 푸른 고추가 숭숭 들어가 있는...

아 감칠맛 나는 생선매운탕..


숟가락을 들다말고 한송이님이 물었다

“생선 종류가 뭐라고 합니까? 새련된 경상도 어투로...”


백구님이 답변.... 

“에...저 그 검은 것이 우럭이고.. 긴 것이 아나구고... 약간 얼룩 얼룩 한 것이 놀래미고...  특별히 요쪽에 햐얀 속살을 보이는 것이 비듬이라는 돔이지라...“


“식사후에는 해상국립공원 유람선 관광이 있으니 식사후 선착장으로 나와주시기 바랍니다”


이장님의 낚시배 두 척에 분승한 일행은 새파란 바다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바다가 다가오며 부셔지고 그 향기를 얼굴에 가득 부벼왔다.

조그만 섬 사이로 이리 저리 빠져나가는 이 쾌속감은 조금 남은 알코올 기운을 저쪽 쪽바리 나라로 날려버린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유금도를 헤치고... 눌옥도를 지나.... 관사도.... 소마도... 대마도.... 그리고 그 유명하다는 관매도가 눈앞에 들어왔다.

대단히 커다란 해수욕장이 펼쳐보였다. 해수욕인파가 인산 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앵두님이 물어왔다

“아따 저그도 조도 맞다요?”

“오메... 여그가 여미보다 휠씬 좋구마... ”

“내년에는 여미 안 오고 관매도로 가야 쓰것어라...  ”

맞는 이야기다 관매도 해소욕장은 너무 잘 알려진 유명해수욕장인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배를 타고라도 관광 기회를 만들어드리는 것이 아닌가...

여러분 우리고향 조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주변 경관이 아름다운 천애의 낭떠러지 “구름다리”에서의 감탄사가 절로나왔다.

원더풀~~~!

앵두님고 한송이님이 뱃머리에서 타이타닉 흉내를 내어 좌중이 웃긴다.

그러고 보니 멀미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었네요.

신비의 조도 해상국립공원 해상관광을 마치고 다시 여미로 돌아오니 점심시간을 조금 넘긴 12시 40분을 조금 지나고 있였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점심식사를 마치고 제각기 보금자리를 가지위해 차에 올랐다.

이 섬에 들어 올 때는 낯설기만 하더니 다시 육지로 돌아가야 한다하니 아쉬움이 엄습해왔다.


아듀~~~아이러브 여미!


하조도 어류포 항에서 보면 바라보이는 조도 등대가 순백의 드래스를 입고서 바다를 향해 서있는 모습이 한폭의 그림을 보는 것 같다.

그래! 아쉬움... 그 아쉬움이 무언가 했더니..

저기 서있는 등대를 가보지 못한 것인가....

아니면 하조도 신전리에 있는 해수욕장을 가보지 못한 것이 아닌가 보다...


우리를 육지로 데려가는 연객선이 육중한 모습으로 거기 기다리고 있다.

긴 고동소리를 신호로 우리는 다시 배에 오르고.. 차량운전자는 차를 타고 오르고...

커다란 철갑문이 삐끄덕 소리를 내며 닫칠때.... 어류포 선착장이 눈앞에서 점점 멀어져 갔다. 조금은 숙연해지는 기분으로 일행은 조용해지는 분위기가 된다.

뱃전에 부셔지는 바다는 햐얀 포말을 일으킨다. 내려다 보고 있노라니 최면에 걸린 사람처럼 깊은 심연으로 빠져 들어가는 기분이 되었다.

조도..여미리...

어떤 운명의 끈으로 이어져서 낯선 이곳에

내 추억을 남기고 가는지..

내년에도 또 오고야 말겠다는 내속의 외침은 무슨 까닭이랴...


가족과 함께...다시 와야지...


“여미리를 아시나요” 카페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2005년 8월 1일(가상날짜)


출처 : 여미리를 아시나요
글쓴이 : 쏙대네식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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