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선녀와 나무꾼

2007. 8. 14. 18:06나 그리고 가족/자작시

 

선녀와 나무꾼


       

                               麗尾 박인태

 


 

구름에 가린 달이

수줍음에 바르르 떨던 밤

금강산 문주담 연못에

하얀 백조가 내려와 목욕을 한다


모습을 숨어보던

짓궂은 사슴 한 마리

장가 못간 덜 거리 총각의 귀에

저기 하얀 날개깃 옷을 감추라고 합니다


죽도록 사랑하리

나중은 나처럼 사랑하겠지

너를 속인 것이 아니라 이것은 운명이며

사랑은 간절한 믿음으로 다가온다고



이토록 맑은 눈동자를 가진

아들딸 낳아 준 여인을 믿지 못하랴

날개옷을 받은 백조는 다시 선녀가 됩니다

황홀한 눈물을 흘리면서



저 행복해 하는 모습

더 많이 사랑했어야 했는데

그러나 백조는 저 멀리 날아갔습니다

내 사랑이 많이 부족 했나요


잠시 당신을 떠나간 것은

날개옷 때문도 아니고

나무꾼을 사랑하지 않음도 아닙니다

당신의 백조로 잊혀지지 않기 위함이고

여전히 선녀이고 싶기 때문입니다.

출처 : 한비문학
글쓴이 : 麗尾박인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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